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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발명왕] ㈜LG전자 김동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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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러 '대박'으로 발명왕 오른

LG 박사님, 특허만 1000개


23년간 세탁기 관련 기술 연구 '한 우물'
9년 간 2000번 넘는 구김방지시험 반복
탈취 시험 위해 회식 직원 의류 회수까지
통돌이·드럼 세탁기 합친 '트윈워시'도 발명
특허청이 선정한 '올해의 발명왕' LG전자 김동원 연구위원이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인터뷰] LG전자 김동원 연구위원

신개념 의류 관리기 ‘LG 트롬 스타일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구자가 특허청이 선정한 ‘올해의 발명왕’에 올랐다.

1996년부터 23년간 세탁기 관련 기술만을 연구하며 ‘한 우물’을 판 김동원(52) LG전자 H&A사업본부 연구위원이 주인공이다.

특허청은 27일 제54회 발명의 날 기념식을 열고 김 연구위원을 올해의 발명왕에 선정하는 등 발명 유공자에 대해 대통령표창 등 총 79점의 시상을 진행했다.

스타일러는 고온의 증기를 의류에 분사한 후 좌우로 흔들어줘 마치 세탁소에서 드라이클리닝을 한 것처럼 옷의 구김을 펴주는 신개념 가전이다.

한 번의 작동으로 미세먼지와 냄새까지 제거하는 ‘일석삼조’의 기능으로 지난해 1월 누적 판매량이 약 20만대에 달했다.


LG스타일러. [사진 LG전자]

김 연구위원은 2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스타일러로 매번 세탁소에 옷을 맡겨야 하는 고객의 수고를 덜어준 것이 발명 계기이자 성공 원인”이라며 “일부 고객이 남의 옷과 함께 세탁하는 세탁소에 대한 위생 우려도 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우리집 세탁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혼수 인기 품목으로 떠오르고, 한 달 판매량이 1만여대에 이를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리지만 개발 단계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시상식에 앞서 만난 김 연구위원은 “지난 9년간 스타일러를 개발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구김 방지·탈취실험을 진행했다”며 “관련 실험만 2000회 넘게 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실제 사람들이 입는 옷에 얼마만큼의 구김이 생기고 냄새가 배는지 알아야 했다”며 “이 때문에 사내에 회식이 있는 팀이 있으면 의류 샘플을 입혀 회식 후 밀봉해 수거하는 등 고된 작업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냄새 종류에 따른 탈취 효과를 시험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고등어·삼겹살을 굽다가 사내 민원에 시달리는 일도 허다했다는 게 그의 경험담이다.



특허청이 선정한 '올해의 발명왕' LG전자 김동원 연구위원이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54회 발명의 날 행사에 앞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 연구위원은 스타일러의 성공 요인으로 당시 H&A 사업본부장 사장을 지냈던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뚝심을 꼽았다.
그는 “스타일러는 당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을 현실화하는 만큼 개발 단계에서는 의심 어린 시선이 많아 연구자로서 힘들었다”며 “그러나 “그게 되겠어?”라는 말이 들릴 때마다 조 부회장이 “무조건 된다”며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초기 아이디어 역시 해외출장 때 욕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정장을 걸어두어 구김을 펴던 조 부회장의 습관에서 왔다는 게 그의 말이다.

스타일러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움직이는 옷걸이’ 무빙행어 역시 빨래를 2~3번 탁탁 털어 너는 일상생활 속 습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김 연구위원은 “구김을 제거하는 데는 고온의 스팀과 더불어 옷을 당겨주는 힘도 필수적”이라며 “처음에는 옷에 추를 달거나 빨래 집게를 이용해 당겨주는 등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고객의 번거로움을 고려해 새로운 고민에 착수, 무빙행어를 발명했다”고 밝혔다.



김동원 연구위원이 발명한 '트윈워시'는 아래에 4kg의 소량의 빨래를 세탁할 수 있는 통돌이 세탁기와 위에 대량의 빨래를 할 수 있는 드럼 세탁기가 결합한 형태다. 소음,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 서스펜션에 해당하는 '세탁기 서스펜션'을 새로 개발해야 했다. 김경록 기자.

한편 김 연구위원이 발명왕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또다른 세계 최초 발명품인 ‘트윈워시’도 한 몫했다.
트윈워시는 아래에는 통돌이형 소형 세탁기를, 위에는 드럼형 대형 세탁기를 위에 놓고 합친 ‘멀티 세탁기’로 이를 개발하는 데도 8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일상에서는 겉옷과 속옷, 색깔이 있는 옷과 없는 옷을 분리해서 빨래를 따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이 경우 세탁 시간이 두 배나 들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려 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통돌이 세탁기의 회전 속도를 높이던 1호 특허에서 시작해 지금은 제 이름이 올라간 특허만 1000여개가 된다”며 “기존 기술 등 주어진 상황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는 습관이 미래의 좋은 발명을 만드는 밑거름”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한양대 기계공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박사를 마친 뒤 1996년 LG전자에 입사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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